반응형 전체 글39 백지 위에 그리는 인생 2막 작년 12월, 자격증 시험에서 떨어졌다.결과만 놓고 보면 분명 멈칫할 수밖에없는 순간이었다.하지만 그 이후의 시간은 의외로조용히 흘러왔다. 지금 나는 학원에서 이용사(바버) 실무자 양성과정을 수강 중이다.이 과정은 2월 중순에 종강이지만나는 오늘부터학원에서 운영하는 이발소에서수강료를 지불하고, 한 달 과정으로하루 3시간, 주 5일 무료 이발을 시작했다. 무료 이발이라고 하지만연습으로 넘길 수 있는 시간은 아니다.머리를 자르기 전 준비부터,손님의 요청을 듣는 태도,마무리 후 거울을 함께 보는 순간까지하나도 가볍지 않다. 아직은 손이 먼저 나가고머리는 한 박자 늦게 따라온다.이론으로 배운 것과실제 손끝의 감각 사이에는생각보다 긴 간격이 있다. 그 간격을 메우는 방법은지금으로서는 하나뿐이다.같은 동작을 반복하.. 2026. 1. 29. 잘하는 게 하나도 없다고 느껴질 때 드는 생각들 요즘 들어 자주 이런 생각이 든다.나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는 사람인가. 이것저것 배웠다.이용 기술도 배우고, 자격증 과정도 끝냈고,여러 남자 스타일을 손에 익히려 애썼다.그런데 막상 “이건 내가 자신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머리로는 안다.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걸.손은 천천히 익고, 기술은 반복 속에서 쌓인다는 걸.그런데 마음은 그 속도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다.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배우다 보면내가 늦은 건지, 느린 건지,아니면 애초에 잘못된 선택을 한 건지혼자서 수없이 묻게 된다.자격증 실기 시험에서 떨어졌을 때는기술보다 먼저 마음이 무너졌다. 요즘 나는 종종 멈춰 서서 나를 바라본다.감정이 몰려올 때가 아니라,하루가 끝나고 조용해졌을 때 드는 생각들이다.“그래서.. 2026. 1. 27. 우울할 때 아무 말도 듣기 싫었던 나에게 그럼에도 도움이 되었던 3가지우울할 때는누군가의 말이 위로가 되기보다부담이 될 때가 많았다.“힘내라”, “괜찮아질 거다”그 말들이 틀린 건 아니지만그때의 나에게는그 어떤 말도 들어올 자리가 없었다.그래서 나는조언도, 설명도, 이해도필요하지 않은 방식으로나를 버텨야 했다.1. 이유 없이 몸을 움직이는 시간생각이 복잡할 때나는 그저 걷는 듯 달렸다. 목적도 없고계획도 없고의미도 붙이지 않았다. 땀을 흠뻑 흘리고샤워를 하는 그 시간이나에게는 가장 큰 위로였다. 운동이어서가 아니라그 시간만큼은아무 생각도 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그 시기에 책은나에게 스승이었고조용한 위안이었다.말 걸지 않아도 되고설명하지 않아도 되고그저 옆에 있어주는 존재 같았다. 축 늘어져서잠만 자고 있으면몸도 마음도 같이 무너.. 2026. 1. 25. 퇴직 후 마음 관리: 우울과 상실을 건너 인생 2막으로 가는 법 퇴직은 단순히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아니었다.나에게 퇴직은 삶의 축 하나가 통째로 사라지는 경험이었다.오랜 시간 일과 역할 중심으로 살아왔던 나는, 퇴직과 동시에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 시작했다.아침에 눈을 떠도 갈 곳이 없었고, 나를 필요로 하는 자리도 사라진 것 같았다.특히 한국 사회는 직업을 개인의 가치와 강하게 연결한다.그래서인지 퇴직 이후 나는 스스로를 향해“이제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 된 건 아닐까?”라는 질문을 반복해서 던지게 되었다.그 질문은 생각보다 깊게 마음을 파고들었고, 어느 순간 상실감과 우울감으로 이어졌다.내가 겪은 상실감과 우울증의 모습퇴직 후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상실감’이었다.직장을 떠났다는 사실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그동안 나를 설명해 주던 역할·지위·일상의 루틴을 한꺼번에.. 2026. 1. 24. 살면서 방향을 잃었을 때 살다 보면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앞이 안 보인다기보다앞이 너무 많아져서 멈춰 서게 되는 순간. 퇴직 이후의 시간이 그랬다.회사가 사라지자방향도 함께 사라졌다. 누군가는 자유라고 말하지만막상 그 안에 서보면자유는 생각보다 무거웠다.정해진 출근 시간도,누군가 정해주는 역할도 없다는 건모든 선택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었으니까. 그래서 나는이것저것 해봤다.기술을 배우고,투자를 공부하고,새로운 일을 기웃거렸다. 돌아보면그건 계획이라기보다불안이 만든 움직임이었다.방향을 잃었을 때사람은 두 가지를 반복한다.가만히 서 있거나,아니면 이유 없이 바쁘거나. 나는 후자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하나 알게 된 게 있다.방향을 잃은 게 아니라기존의 방향이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2026. 1. 20. 겪어보지 못한 세월, 그 누가 알까 겪어보지 못한 세월은말로는 다 닿지 않는다 조용히 견뎌온 날들아무도 묻지 않았던 시간들 힘들었다는 말보다그저지나왔다는 사실이 남는다 지금은 흔들리는 날도 있지만하루는 조용히 지나간다 이 시간을 지나온 것만으로이미충분히 살아낸 삶이다 2026. 1. 19. 이전 1 2 3 4 5 6 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