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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하기, 인생 2막 도전기10

88세 아버지가 62세 자식에게 주신 나의 첫 커트비. 이래저래 바쁘다는 핑계로설 연휴에 찾아뵙지 못했다.일주일이 지나서야 고향에 내려가부모님을 뵈었다.서해대교를 건너는 길은 늘 비슷하지만,그 다리를 건너는 마음은 갈 때마다조금씩 달라진다. 나는 요즘부모님이 돌아가신 뒤에 산소를 찾는것보다 살아 계실 때 한 번이라도 더자주 찾아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그래서 가능하면이런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좋고,대단한 이벤트가 없어도 좋다.그저 함께 앉아 먹고, 마시고,웃는 시간이면 충분하다. 요즘에는내가 이발을 배우고부모님 두 분의 머리를 깎아드린다.어머니는 두 번째,아버지는 세 번째 커트다. 가까운 이발소나 미용실에 가시면 되겠지만시골에서는 그마저도 번거로운 일이다.하지만 사실 이 커트는편의나 비용의 문제가 아니다.나에게도, 부모님에게도이 .. 2026. 2. 23.
연습과 실전 사이, 머리보다 어려운 것들 나는 요즘일주일에 5일, 하루 3시간씩학원 이발소에서 무료 커트를 한다.매번 손님을 대할때마다 늘 당황스럽다. 학원에서 가발로 연습할 때는모든 게 정돈돼 있었다.두상도 일정했고, 머리결도 비슷했고,내가 배운 순서대로 자르면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학원 이발소에서 실제사람 머리를 자르기 시작하면서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사람들의 머리는 정말 제각각이다.울퉁불퉁한 두상,가늘거나 유난히 두꺼운 머리카락,직모와 곱슬,떡이 져서 빗질조차 쉽지 않은 머리,숱이 너무 많거나 반대로 거의 없는 머리,정수리가 훤히 드러난 대머리까지. 가발로 연습할 때는 상상하지 못했던변수들이 의자에 앉은 순간부터한꺼번에 밀려온다.연습과 실전은 정말 다르다는 말을몸으로 실감하는 요즘이다. 거기에 사람은 머리만 다른 게 아니다.성격도.. 2026. 2. 15.
메마른 곳에서도 다시 자라는 것들 나에게 말을 걸어온 선인장선인장은 생명력이 강하다.메마른 땅에서도 버티고,병이 들어 일부를 잘라내야 할 때에도그 자리에서 다시 새 살이 돋는다.그리고어느 순간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꽃을 피운다. 내가 키운 선인장들을 보고 있노라면그저 대견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상처가 없어서가 아니라상처가 있어도다시 살아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잘려 나간 자리에서조금씩, 정말 조금씩새로운 살이 올라오는 걸나는 여러 번 지켜보았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선인장이 내게 말을 거는 것만 같다.“봐라, 나도 이겨내잖아.너도 할 수 있어.”크게 말하지도,재촉하지도 않는다.그저 살아 있는 모습으로보여줄 뿐이다. 힘들 때나는 선인장 앞에 오래 서 있었다.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는 시간 자체가위로가 되었다.선인장은괜찮아지라고 말하지 않는다.. 2026. 2. 10.
왜 나는 아직 사입을 하지 않는가 위탁판매를 선택하며 배우고 있는 것들퇴직 후 쇼핑몰을 준비하면서여러 판매 방식을 놓고 오래 고민했다.상품 사입, 해외 구매대행, 위탁판매.각 방식마다 장단점이 분명했고,나는 그중 위탁판매를 선택했다.이 선택은 수익성보다는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학습 환경을기준으로 한 결정이었다.위탁판매를 하며 가장 많이 배우는 것은‘상품’보다 소비자의 반응이다.기본적으로는 온라인 도매처의 상품을그대로 내 마켓에 올려놓는 것이지만상품명도, 상세페이지의 문구도, 사진도가격도 모두 내가 정하고 바꿀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월별 이벤트나 계절 그리고달라지는 트렌드에 등에 따라 고객이 무엇을원하는지를 파악하고 상품을 소싱하는 일이지만같은 상품이라도사진 하나, 상품명 하나, 설명한 줄의문구에 따라고객의 반응이 전혀 달라진다. 왜.. 2026. 2. 4.
잘 되진 않지만, 계속 돌아가고 있는 나의 쇼핑몰 이야기 퇴직 후 여러 가지 일을 시도해 보면서지금도 조용히 유지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바로 쇼핑몰이다.사실 “운영한다”라고 말하기엔어딘가 조심스러운 수준이다.매출이 크지도 않고,매일 눈에 띄는 성과가 있는 것도 아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쇼핑몰은지금도 멈추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처음 쇼핑몰을 시작했을 때는'리스크'없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고민하다 관심을 갖게 되었다.소싱처에서 물건을 사입해서 운영하는 방식,해외구매대행 그리고 위탁판매 등여러 가지 방식이 있었지만퇴직 후의 나는 크게 잃을 수 없었다. 재고를 안고 가는 일도,환율과 통관 배송을 신경 써야 하는 일도나에게는 부담으로 느껴졌다.그래서 선택한 방식이 위탁판매였다. 크게 남지 않아도 좋고,속도가 느려도 괜찮았다.적어도 이 방식은 '망하지 않는 연.. 2026. 2. 3.
백지 위에 그리는 인생 2막 작년 12월, 자격증 시험에서 떨어졌다.결과만 놓고 보면 분명 멈칫할 수밖에없는 순간이었다.하지만 그 이후의 시간은 의외로조용히 흘러왔다. 지금 나는 학원에서 이용사(바버) 실무자 양성과정을 수강 중이다.이 과정은 2월 중순에 종강이지만나는 오늘부터학원에서 운영하는 이발소에서수강료를 지불하고, 한 달 과정으로하루 3시간, 주 5일 무료 이발을 시작했다. 무료 이발이라고 하지만연습으로 넘길 수 있는 시간은 아니다.머리를 자르기 전 준비부터,손님의 요청을 듣는 태도,마무리 후 거울을 함께 보는 순간까지하나도 가볍지 않다. 아직은 손이 먼저 나가고머리는 한 박자 늦게 따라온다.이론으로 배운 것과실제 손끝의 감각 사이에는생각보다 긴 간격이 있다. 그 간격을 메우는 방법은지금으로서는 하나뿐이다.같은 동작을 반복하.. 2026.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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