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전체 글28

나는 퇴직자를 위한 일을 하고 싶어졌다 요즘 들어 자주 이런 생각을 한다.‘퇴직자를 위한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다.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했던 건 아니다.오히려 퇴직 후 한동안은내 문제를 감당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시간은 생겼는데쓸모를 증명할 자리는 없고,아무도 나에게 당장 무엇을 기대하지 않는 상태.그 공백이 생각보다 컸다. 그때 알게 됐다.퇴직이란 게일을 그만두는 일이 아니라관계와 역할까지 모든 게 한꺼번에 사라지는 일이라는 걸. 기술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됐다.나이, 속도, 불안, 질문의 방향까지 닮아 있었다. 누군가는 나보다 먼저 포기했고,누군가는 아무 말 없이 버티고 있었고,누군가는 어디에 물어봐야 할지도 몰라 망설였다. 그때부터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많은 도전을 해보고,그중에 내가 어떤 도전에서.. 2026. 1. 31.
백지 위에 그리는 인생 2막 작년 12월, 자격증 시험에서 떨어졌다.결과만 놓고 보면 분명 멈칫할 수밖에없는 순간이었다.하지만 그 이후의 시간은 의외로조용히 흘러왔다. 지금 나는 학원에서 이용사(바버) 실무자 양성과정을 수강 중이다.이 과정은 2월 중순에 종강이지만나는 오늘부터학원에서 운영하는 이발소에서수강료를 지불하고, 한 달 과정으로하루 3시간, 주 5일 무료 이발을 시작했다. 무료 이발이라고 하지만연습으로 넘길 수 있는 시간은 아니다.머리를 자르기 전 준비부터,손님의 요청을 듣는 태도,마무리 후 거울을 함께 보는 순간까지하나도 가볍지 않다. 아직은 손이 먼저 나가고머리는 한 박자 늦게 따라온다.이론으로 배운 것과실제 손끝의 감각 사이에는생각보다 긴 간격이 있다. 그 간격을 메우는 방법은지금으로서는 하나뿐이다.같은 동작을 반복하.. 2026. 1. 29.
잘하는 게 하나도 없다고 느껴질 때 드는 생각들 요즘 들어 자주 이런 생각이 든다.나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는 사람인가. 이것저것 배웠다.이용 기술도 배우고, 자격증 과정도 끝냈고,여러 남자 스타일을 손에 익히려 애썼다.그런데 막상 “이건 내가 자신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머리로는 안다.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걸.손은 천천히 익고, 기술은 반복 속에서 쌓인다는 걸.그런데 마음은 그 속도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다.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배우다 보면내가 늦은 건지, 느린 건지,아니면 애초에 잘못된 선택을 한 건지혼자서 수없이 묻게 된다.자격증 실기 시험에서 떨어졌을 때는기술보다 먼저 마음이 무너졌다. 요즘 나는 종종 멈춰 서서 나를 바라본다.감정이 몰려올 때가 아니라,하루가 끝나고 조용해졌을 때 드는 생각들이다.“그래서.. 2026. 1. 27.
우울할 때 아무 말도 듣기 싫었던 나에게 그럼에도 도움이 되었던 3가지우울할 때는누군가의 말이 위로가 되기보다부담이 될 때가 많았다.“힘내라”, “괜찮아질 거다”그 말들이 틀린 건 아니지만그때의 나에게는그 어떤 말도 들어올 자리가 없었다.그래서 나는조언도, 설명도, 이해도필요하지 않은 방식으로나를 버텨야 했다.1. 이유 없이 몸을 움직이는 시간생각이 복잡할 때나는 그저 걷는 듯 달렸다. 목적도 없고계획도 없고의미도 붙이지 않았다. 땀을 흠뻑 흘리고샤워를 하는 그 시간이나에게는 가장 큰 위로였다. 운동이어서가 아니라그 시간만큼은아무 생각도 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그 시기에 책은나에게 스승이었고조용한 위안이었다.말 걸지 않아도 되고설명하지 않아도 되고그저 옆에 있어주는 존재 같았다. 축 늘어져서잠만 자고 있으면몸도 마음도 같이 무너.. 2026. 1. 25.
퇴직 후 마음 관리: 우울과 상실을 건너 인생 2막으로 가는 법 퇴직은 단순히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아니었다.나에게 퇴직은 삶의 축 하나가 통째로 사라지는 경험이었다.오랜 시간 일과 역할 중심으로 살아왔던 나는, 퇴직과 동시에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 시작했다.아침에 눈을 떠도 갈 곳이 없었고, 나를 필요로 하는 자리도 사라진 것 같았다.특히 한국 사회는 직업을 개인의 가치와 강하게 연결한다.그래서인지 퇴직 이후 나는 스스로를 향해“이제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 된 건 아닐까?”라는 질문을 반복해서 던지게 되었다.그 질문은 생각보다 깊게 마음을 파고들었고, 어느 순간 상실감과 우울감으로 이어졌다.내가 겪은 상실감과 우울증의 모습퇴직 후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상실감’이었다.직장을 떠났다는 사실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그동안 나를 설명해 주던 역할·지위·일상의 루틴을 한꺼번에.. 2026. 1. 24.
살면서 방향을 잃었을 때 살다 보면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앞이 안 보인다기보다앞이 너무 많아져서 멈춰 서게 되는 순간. 퇴직 이후의 시간이 그랬다.회사가 사라지자방향도 함께 사라졌다. 누군가는 자유라고 말하지만막상 그 안에 서보면자유는 생각보다 무거웠다.정해진 출근 시간도,누군가 정해주는 역할도 없다는 건모든 선택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었으니까. 그래서 나는이것저것 해봤다.기술을 배우고,투자를 공부하고,새로운 일을 기웃거렸다. 돌아보면그건 계획이라기보다불안이 만든 움직임이었다.방향을 잃었을 때사람은 두 가지를 반복한다.가만히 서 있거나,아니면 이유 없이 바쁘거나. 나는 후자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하나 알게 된 게 있다.방향을 잃은 게 아니라기존의 방향이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2026. 1. 2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