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에게 말을 걸어온 선인장
선인장은 생명력이 강하다.
메마른 땅에서도 버티고,
병이 들어 일부를 잘라내야 할 때에도
그 자리에서 다시 새 살이 돋는다.
그리고
어느 순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꽃을 피운다.

내가 키운 선인장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저 대견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상처가 없어서가 아니라
상처가 있어도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잘려 나간 자리에서
조금씩, 정말 조금씩
새로운 살이 올라오는 걸
나는 여러 번 지켜보았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선인장이 내게 말을 거는 것만 같다.
“봐라, 나도 이겨내잖아.
너도 할 수 있어.”
크게 말하지도,
재촉하지도 않는다.
그저 살아 있는 모습으로
보여줄 뿐이다.

힘들 때
나는 선인장 앞에 오래 서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는 시간 자체가
위로가 되었다.
선인장은
괜찮아지라고 말하지 않는다.
빨리 나아지라고도 하지 않는다.
그저
지금 이 상태로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퇴직 후의 시간도,
새로운 일을 배우는 지금도
어쩌면 선인장과 닮아 있다.
메마른 땅처럼 느껴지는 시간,
잘라낸 것 같은 상실의 순간들.
하지만
그 안에서도
보이지 않게 새 살은 자라고 있다.
아직 꽃을 보지 못했을 뿐이다.

선인장을 키우며
나는 희망을 크게 정의하지 않게 되었다.
희망이란
대단한 변화가 아니라
다시 자라려는 힘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는 걸
조용히 배웠다.
오늘도 선인장은 말없이 자라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 옆에서
나 역시 괜찮다고,
조금씩 가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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