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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자격증 시험에서 떨어졌다.
결과만 놓고 보면 분명 멈칫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시간은 의외로
조용히 흘러왔다.
지금 나는 학원에서 이용사(바버)
실무자 양성과정을 수강 중이다.
이 과정은 2월 중순에 종강이지만
나는 오늘부터
학원에서 운영하는 이발소에서
수강료를 지불하고, 한 달 과정으로
하루 3시간, 주 5일
무료 이발을 시작했다.
무료 이발이라고 하지만
연습으로 넘길 수 있는 시간은 아니다.
머리를 자르기 전 준비부터,
손님의 요청을 듣는 태도,
마무리 후 거울을 함께 보는 순간까지
하나도 가볍지 않다.
아직은 손이 먼저 나가고
머리는 한 박자 늦게 따라온다.
이론으로 배운 것과
실제 손끝의 감각 사이에는
생각보다 긴 간격이 있다.
그 간격을 메우는 방법은
지금으로서는 하나뿐이다.
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같은 실수를 다시 보며,
하루를 쌓아가는 것.
앞날을 정리해 두지 않았다.
몇 년 뒤의 모습도
아직은 그리지 않고 있다.
지금은 다만
오늘 3시간 동안의 경험을
내일로 넘기지 않으려 한다.
아직 무엇 하나 "잡았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도 아니다.
백지 위에 그림을 그릴 때처럼
연필이 종이에 닿는 소리는 분명히
나고 있다.
선은 삐뚤고, 전체 그림은 보이지 않지만
아무것도 안 그려진 건 아니다.
지금의 나는
백지 위에 선을 긋는 중이다.
서툴지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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