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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삶을 생각하다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일보다 사람일 때가 있다.

by NAA(나아) 2026.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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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사람에게 배우는 것들

오늘은 유난히 마음이 무거운 하루였다.

살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마음이 다치는 일이 있다.

특별히 큰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누군가의 말 한마디와 태도 하나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때가 있다.

돌아보면 내가 잘못한 것이 있는지

생각해 보기도 하고, 조금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는 없었을까 되짚어 보기도 한다.

그렇게 한참을 생각하다 보면

처음에는 상대방 때문에 속상했던 마음이

어느새 나 자신을 향한 질문으로 바뀌어 있다.

나는 왜 이런 일에 마음을 쓰고 있을까.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우리는 흔히 사람을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으로 판단한다.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 친절한 사람,

예의 바른 사람. 그런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사람의 말과 행동이 반드시 같은 방향을

향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겉으로는 배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자신의 이익이 먼저일 수도 있고,

모두에게 공평한 듯 행동하면서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다.

다만 함께 살아가다 보면 보이지 않는

이해관계와 계산이 존재한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처음에는 그런 모습이 낯설고 불편하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알아차리게 되고,

그제야 사람을 바라보는 눈도 달라진다.

어쩌면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세상을

더 많이 아는 일이기도 하지만,

사람을 조금 더 신중하게 바라보게 되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성실함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젊었을 때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내가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면 언젠가는 그 진심을

알아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생각이

조금씩 달라졌다.

세상은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았다.

성실한 사람이 언제나 좋은 대우를 받는 것도

아니고, 정직한 사람이 반드시 인정받는

것도 아니었다.

때로는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을 얻기도 하고,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은

오히려 손해를 감수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나까지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이제는 성실함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감당하려 하지 않으려 한다.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과

다른 사람의 편의를 위해

나를 희생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도 상처받는 마음은 여전하다

나이가 들면 웬만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을 줄 알았다.

오랜 세월을 살아왔고, 직장생활도 경험했고,

수많은 사람을 만나왔으니 이제는

어떤 상황에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나이가 들어도 무시당하는 기분은

여전히 불쾌하고, 억울한 일은 여전히

억울하며, 누군가의 무례한 태도에는

마음이 아프다.

오히려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는

작은 말 한마디에도 더 예민해질 때가 있다.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인정하고

노력하면 된다.

하지만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과

스스로를 낮추는 것은 다른 문제다.

누구나 배우는 과정에 있을 수 있고,

누구나 서툴 수 있다.

그렇다고 존중받을 자격까지

부족한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을 참는 것이 성숙함은 아니다

살다 보면 때로는 모른 척 넘어가는 것이

편할 때가 있다.

굳이 따지지 않아도 될 일은 그냥 지나치고,

불필요한 다툼은 피하는 것이

현명할 때도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참고 받아들이는 것이

반드시 성숙한 태도는 아닐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내 마음까지

외면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의 행동을 함부로 단정하지 않는

것과 잘못된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은 다르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나를

잃어버릴 필요도 없다.

이제는 조금 더 분명한 기준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다.

상대에게는 예의를 지키되

나 자신에게도 예의를 지키는 것.

다른 사람의 생각을 존중하되

나의 가치까지 다른 사람의 평가에

맡기지 않는 것.

그리고 때로는 조용히 거리를 두는 것도

삶을 살아가는 하나의 지혜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그래도 나는 나답게 살아가고 싶다

정년퇴직 이후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익숙했던 자리를 떠나 낯선 곳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용기를 필요로 했다.

때로는 불안했고, 때로는 외로웠으며,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는 날도 많았다.

그럼에도 다시 무언가를 배우고,

새로운 경험을 쌓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지금의 삶은 기술이나

일을 배우는 시간만은 아닐 것이다.

사람을 배우고, 관계를 배우고, 나 자신을

다시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오늘처럼 마음이 불편한 날도 있겠지만,

그럴 때마다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리지는

않으려 한다.

세상에는 나와 맞지 않는 사람도 있고,

이해하기 어려운 관계도 있으며,

때로는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달라지지 않는 상황도 있다.

그 모든 것을 바꾸려 애쓰기보다

내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싶다.

 

사람에게 상처받지 않는 삶은 없겠지만, 상처받았다고 해서 나 자신까지 잃을 필요는 없다.

 

오늘은 마음이 조금 무거웠다.

내일이면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될 것이다.

어제보다 조금 더 사람을 이해하고,

어제보다 조금 더 나 자신을 지키면서

살아가고 싶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모든 것을 참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은 내려놓아야 하는지 알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조금씩, 나답게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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