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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이후, 돈을 다시 설계하다

살면서 방향을 잃었을 때

by 링크셀릭스 2026.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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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
앞이 안 보인다기보다
앞이 너무 많아져서 멈춰 서게 되는 순간.

 

퇴직 이후의 시간이 그랬다.
회사가 사라지자
방향도 함께 사라졌다.

 

누군가는 자유라고 말하지만
막상 그 안에 서보면
자유는 생각보다 무거웠다.
정해진 출근 시간도,
누군가 정해주는 역할도 없다는 건
모든 선택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는 뜻이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이것저것 해봤다.
기술을 배우고,
투자를 공부하고,
새로운 일을 기웃거렸다.

 

돌아보면
그건 계획이라기보다
불안이 만든 움직임이었다.

방향을 잃었을 때
사람은 두 가지를 반복한다.
가만히 서 있거나,
아니면 이유 없이 바쁘거나.

 

나는 후자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하나 알게 된 게 있다.
방향을 잃은 게 아니라
기존의 방향이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는 걸.

 

오래 한 일을 내려놓는다는 건
일을 그만두는 게 아니라
나를 설명하던 말을 하나 잃는 일이었다.

 

그래서 더 흔들렸고
그래서 더 불안했다.

 

지금도
완전히 방향을 찾았다고 말하진 못하겠다.
다만 예전처럼
무작정 어디론가 가려고 하지는 않는다.

 

대신
한 걸음이 맞는지
지금의 내가 견딜 수 있는 속도인지
자주 확인한다.

 

살면서 방향을 잃는 건
실패가 아니라
속도를 다시 조절하라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멈춰 서도 괜찮고
돌아가도 괜찮고
아직 모르겠다고 말해도 괜찮다.

 

나는 지금
방향을 찾는 중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예전보다 덜 두려워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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