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버샵에서의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늘도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하루 종일 손님을 응대하고 커트를 하다 보면
잘한 것보다 아쉬웠던 장면들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성장은 늘 그런 과정 속에서
찾아오는 것 같다.
오늘 내가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단순했다.
좋은 커트는 좋은 상담에서 시작된다.
말로는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데, 막상 현장에서는
그 당연한 사실을 놓칠 때가 있다.
손님이 원하는 스타일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술에 들어가면 커트하는 내내 확신이 흔들리게 된다.
손님이 원하는 모습이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으니
중간중간 고민하게 되고, 확인하게 되고, 수정하게 된다.
결국 시간은 길어지고 집중력도 떨어진다.
생각해 보니 마치 이런 것과 같다.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 내비게이션도 끈 채
운전을 시작하는 것.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는데 출발부터 한 셈이다.
당연히 중간중간 길을 확인하게 되고,
방향을 수정하게 되고, 헤매게 된다.
커트도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앞으로는 상담에 시간을 아끼지 않으려 한다.
손님이 원하는 스타일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
설명이 모호하거나 원하는 스타일을 표현하기 어려워하면
사진이나 태블릿을 활용해서 함께 확인하는 것.
몇 분의 상담이 몇십 분의 시행착오를 줄여준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다.
상담이 끝났다고 바로 가위를 드는 것도 아니다.
분무를 하며 두상과 두피 상태를 살피고,
모질과 모량, 모류의 방향을 확인하며,
머릿속으로 먼저 커트를 그려보아야 한다.
어떤 순서로 자를 것인지,
어디를 남기고 어디를 연결할 것인지,
어떤 형태를 만들어 갈 것인지.
시술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머릿속에서는
한 번 커트가 끝나 있어야 한다.
아직 현장은 어렵다.
책이나 통가발 연습으로 배운 것과 실제 손님을
마주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생각했던 대로 되지 않을 때도 많고,
실수도 하고, 자신감이 흔들릴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순간들이 오히려 나를
성장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현장에서 배운다.
잘한 것보다 부족했던 것을 돌아보고,
실수했던 부분을 기록하고,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지겠다고 다짐한다.
성장은 특별한 재능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어제보다 조금 더 배우고,
조금 더 반성하고,
조금 더 나아지려는 마음에서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도 스스로에게 말해본다.
성장은 늘 반성과 함께 온다.
오늘의 시행착오가 내일의 경험이 되고,
오늘의 부족함이 내일의 실력이 되기를 바라며,
또 하루를 마무리한다.
비록 좌충우돌하는 날들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나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오늘도 한 뼘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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