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인문학, 삶을 생각하다30 전쟁같은 하루, 마음이 멈춘 날에 하루에도 몇 번씩마음이 꺼졌다 켜진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았는데이미 지쳐 있고결정을 해야 할 것 같은데머릿속은 하얗다. 생각은 멈췄고답답하고 막막함만조용히 자리를 지킨다. 하루가 무너질 때이유를 하나씩 떠올려보면 낯선 세상이 아니라멀리 있는 불행도 아니라가장 가까운 이름들이조용히 남아 있다. 아내라는 이름.자식이라는 이름. 지켜야 해서 더 무겁고사랑해서 더 아픈 이유들. 누구를 탓하고 싶은 마음보다이런 마음을 품게 된 내가답답하고 슬프다. 가족이힘이 되어야 할 때도 많은데요즘은나를 가장 지치게 만드는 이유가가족이라는 사실을혼자서 삼킨다. 말하지 못한 채참고 있는 마음이오늘도 나를 늦게까지 붙잡는다. 그래도 미워하지는 못한다.미워할수록내가 더 무너질 걸 알기 때문에. 그래서 이 감정은분노가 아니라슬픔에 .. 2026. 3. 2. 삶을 지탱하는 것들에 대하여 나이가 들수록삶을 떠받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자주 돌아보게 된다.젊을 때처럼 앞만 보고 달릴 수 없게 되니자연스럽게 삶의 바닥을 살피게 된다. 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솔직히 말하면완전히 돈 없이 살아가는 삶을현실적으로 그리기는 어렵다.적어도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그렇다. 돈은 행복 그 자체는 아니다.하지만 불행을 막아주는 역할은 분명히 한다.아플 때 병원에 갈 수 있는지,쉬고 싶을 때 잠시 멈출 수 있는지,누군가에게 과하게 기대지 않고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지. 이 질문들 앞에서돈은 생각보다 현실적인 힘을 가진다. 특히 이 나이에 와서는돈의 의미가 조금 달라진다.생활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책임도 완전히 내려놓지 못했다.벌이의 속도는 느려졌지만삶의 무게가 함께 가벼워진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2026. 2. 19. 삶의 경계에 서서 어느 순간부터 나는삶의 한가운데가 아니라경계에 서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앞만 보며 달리던 시절은 지났고,그렇다고 모든 걸 내려놓기엔아직 해야 할 일과 책임이 남아 있다.뒤돌아보면 지나온 시간이 길고,앞을 바라보면 확실하지 않은시간이 놓여 있다. 몸이 먼저 알려준다.눈은 예전만큼 또렷하지 않고,관절은 이유 없이 욱신거린다.병이라고 말하기엔 애매하고,괜찮다고 넘기기엔 신경 쓰이는 변화들.이제는 몸의 작은 신호에도‘혹시’라는 생각이 따라온다. 생각도 그렇다.말 한마디에 오래 머물고,사소한 장면 하나가 마음에 남는다.죽음이라는 단어가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현실적인 질문처럼 다가오는 순간도 있다. 자식들은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의지하고 싶지 않은 건 아니지만,기대하지 않는 편이 서로 편하다는 걸이제는.. 2026. 2. 18. 61세, 퇴직 후 삶을 버티기 위한 체크 리스트 퇴직 이후 가장 힘든 건“앞으로 어떻게 살지”라는 질문보다돈도, 시간도, 체력도예전처럼 무한하지 않다는 걸몸으로 느끼는 시점.모든 것이 사라진 것 같은 상황에서느끼는 막막함이었다. 무엇부터 해야 할지도 몰라그저 불안감에 휩싸여 하루하루를버텨내야만 했다. 그때의 나의 마음은앞으로 무엇을 더 이뤄야 할지보다"지금 가진 것들로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까"였다. 그래서 퇴직 후 1년이 지난 지금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답은 아니지만퇴직 후, 우선 생각해봐야 하는 것들. 삶을 버티기 위한 체크 리스트를적어보았다. 1️⃣ 고정 지출부터 다시 본다퇴직 전에는 당연했던 지출들이퇴직 후에는 다시 생각해 볼 대상이 된다.매달 반드시 나가는 돈은 얼마인가줄일 수 없는 지출과 줄일 수 있는 지출은 무엇인가‘습관처럼’ 나가고 있.. 2026. 2. 17. 메마른 곳에서도 다시 자라는 것들 나에게 말을 걸어온 선인장선인장은 생명력이 강하다.메마른 땅에서도 버티고,병이 들어 일부를 잘라내야 할 때에도그 자리에서 다시 새 살이 돋는다.그리고어느 순간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꽃을 피운다. 내가 키운 선인장들을 보고 있노라면그저 대견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상처가 없어서가 아니라상처가 있어도다시 살아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잘려 나간 자리에서조금씩, 정말 조금씩새로운 살이 올라오는 걸나는 여러 번 지켜보았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선인장이 내게 말을 거는 것만 같다.“봐라, 나도 이겨내잖아.너도 할 수 있어.”크게 말하지도,재촉하지도 않는다.그저 살아 있는 모습으로보여줄 뿐이다. 힘들 때나는 선인장 앞에 오래 서 있었다.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는 시간 자체가위로가 되었다.선인장은괜찮아지라고 말하지 않는다.. 2026. 2. 10. 왜 퇴직자는 혼자 고민하게 되는가 퇴직을 하고 나서 가장 먼저 느낀 건자유가 아니라말할 곳이 사라졌다는 느낌이었다. 회사에 있을 때는회의실이 있었고, 동료가 있었고,문제가 생기면 최소한 “이건 누구에게물어보면 되겠다”는 감각이 있었다.퇴직과 동시에 그 구조가한 번에 사라졌다. 퇴직자는 시간이 많아 보인다.그래서인지 주변에서는“이제 좀 쉬어도 되지 않느냐”,“천천히 생각해 보라”는말을 쉽게 건넨다.하지만 정작 퇴직자에게는무엇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조차 막막한 시간이 시작된다. 퇴직자가 혼자 고민하게 되는첫 번째 이유는역할이 사라지기 때문이다.누구의 상사도, 부하도, 담당자도아닌 상태가 되면내 고민이 ‘업무’가 아니라‘개인 문제’가 된다.그 순간부터 질문은 조용해지고,답을 구하는 일은 더 어려워진다. 두 번째 이유는비교의 대상이 사라지기 때.. 2026. 1. 31. 이전 1 2 3 4 5 다음 반응형